20260505 [머무는 자와 떠나는 자, 창세기 35장 23절~36장 8절] 양승언 목사

머무는 자와 떠나는 자

5월 5일(화) 매일성경 큐티 _ 양승언 목사

창세기 35장 23절~36장 8절

야곱의 열두 아들 23레아의 아들들은 야곱의 장자 르우벤과 그 다음 시므온과 레위와 유다와 잇사갈과 스불론이요 24라헬의 아들들은 요셉과 베냐민이며 25라헬의 여종 빌하의 아들들은 단과 납달리요 26레아의 여종 실바의 아들들은 갓과 아셀이니 이들은 야곱의 아들들이요 밧단아람에서 그에게 낳은 자더라

이삭의 죽음 27야곱이 기럇아르바의 마므레로 가서 그의 아버지 이삭에게 이르렀으니 기럇아르바는 곧 아브라함과 이삭이 거류하던 헤브론이더라 28이삭의 나이가 백팔십 세라 29이삭이 나이가 많고 늙어 기운이 다하매 죽어 자기 열조에게로 돌아가니 그의 아들 에서와 야곱이 그를 장사하였더라

에서의 아내들과 아들들 1에서 곧 에돔의 족보는 이러하니라 2에서가 가나안 여인 중 헷 족속 엘론의 딸 아다와 히위 족속 시브온의 딸인 아나의 딸 오홀리바마를 자기 아내로 맞이하고 3또 이스마엘의 딸 느바욧의 누이 바스맛을 맞이하였더니 4아다는 엘리바스를 에서에게 낳았고 바스맛은 르우엘을 낳았고 5오홀리바마는 여우스와 얄람과 고라를 낳았으니 이들은 에서의 아들들이요 가나안 땅에서 그에게 태어난 자들이더라

에서의 이주 6에서가 자기 아내들과 자기 자녀들과 자기 집의 모든 사람과 자기의 가축과 자기의 모든 짐승과 자기가 가나안 땅에서 모은 모든 재물을 이끌고 그의 동생 야곱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갔으니 7두 사람의 소유가 풍부하여 함께 거주할 수 없음이러라 그들이 거주하는 땅이 그들의 가축으로 말미암아 그들을 용납할 수 없었더라 8이에 에서 곧 에돔이 세일 산에 거주하니라


묵상하기

1. 야곱의 열두 아들 명단이 밧단아람에서의 출생을 기점으로 다시 한번 정리되어 기록된 이유는 무엇인가? (23~26절)

2. 이삭의 장례식에 에서와 야곱이 함께 참여한 것과 에서가 스스로 가나안을 떠난 것은 하나님의 언약이라는 관점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가?

3. 재물이 풍부해지자 약속의 땅을 떠나 세일 산으로 향하는 에서의 모습에서 무엇을 느끼는가?

4. 나에게는 물질적인 풍요 때문에 영적인 자리를 떠나는 에서와 같은 모습이 있는지 않는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길 원하는 나의 신앙적 유산은 무엇인가?


길잡이

오늘 본문은 야곱 일가의 12아들 목록 완성과 아버지 이삭의 죽음으로 이삭 세대를 마무리하고, 언약의 상속권에서 멀어진 에서(에돔)가 가나안 땅을 떠나 세일 산으로 이주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 야곱의 열두 아들(23~26절)

야곱의 아들들 목록이 다시 등장한다. 앞서 29~30장에서는 아이들이 태어난 정황과 섞여 있었지만, 이번에는 막내 베냐민까지 포함된 완전한 열두 아들의 이름만이 나열된다. 특히 이번 목록은 거의 출생 순서를 따랐던 이전과 달리, 어머니들의 서열(레아, 라헬, 라헬의 여종 빌하, 레아의 여종 실바)에 따라 배열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 이삭의 죽음(27~29절)

야곱은 마침내 아버지 이삭이 거주하던 헤브론(기럇아르바의 마므레)으로 돌아온다. 이삭은 180세에 임종을 맞이하고, 에서와 야곱 두 형제가 함께 그를 장사 지낸다. 연대기적으로 계산해 보면 야곱이 가나안으로 돌아와 아버지를 찾았을 때 이삭의 나이는 168세 정도였고, 이후 요셉이 팔려간 뒤에도 10여 년을 더 함께 살았다. 그럼에도 저자가 이 시점에서 서둘러 이삭의 죽음을 기록한 것은, 과거 야곱이 벧엘에서 도망칠 때 "내가 평안히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게 하시오면"(창 28:21)이라고 드렸던 간절한 서원 기도가 마침내 온전히 응답되었음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로써 야곱의 밧단아람 순례가 공식적으로 종료되고 이삭의 일대기(톨레돗)도 막을 내린다.

· 에서의 아내들과 아들들(1~5절)

이삭의 죽음 이후, 언약 밖에 있는 에서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야곱이 이스라엘이 된 것처럼 에서는 에돔 족속의 조상이 된다. 에서는 두 명의 가나안 여인과 이스마엘의 딸을 아내로 맞이하여 가나안 땅에서 5명의 아들을 낳는다. 가나안 여인을 매우 부정적으로 보는 창세기의 관점에서 볼 때, 에서의 가나안 출신 아내들은 야곱이 친족 중에서 맞이한 아람 출신 아내들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 에서의 이주(6~8절)

에서는 자신의 모든 아내와 자녀, 가나안 땅에서 모은 모든 가축과 재물을 이끌고 동생 야곱을 떠나 동쪽의 세일 산(에돔 지역)으로 이주한다. 그 이유는 두 사람의 소유가 너무 많아 함께 거주할 수 없었기 때문인데, 이는 과거 아브라함과 롯이 넘치는 재물 때문에 헤어졌던 사건을 연상케 한다. 여기서 중요한 신학적 의미는 에서가 자발적으로 언약의 땅인 가나안을 떠남으로써, 가나안 땅을 공식적이고 법적으로 야곱에게 넘겨주었다는 점이다. 결국 하나님의 언약을 상속받은 아브라함과 야곱은 약속의 땅에 남고, 택함을 받지 못한 롯이나 에서 같은 자들은 풍부한 재물을 가지고 자연스럽게 동쪽으로 분리되어 약속의 땅을 떠나게 된다. 이는 언약과 상관없는 자들이 스스로 언약의 땅을 떠나게 하시는 참으로 교묘하고도 놀라운 하나님의 섭리를 보여준다.

나에게는 물질적인 풍요 때문에 영적인 자리를 떠나는 에서와 같은 모습이 있는지 않는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길 원하는 나의 신앙적 유산은 무엇인가?


기도

세상의 풍요로 인해 영적인 자리를 떠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게 하시고, 어떤 상황에서도 약속의 땅, 은혜의 자리를 지키는 믿음을 주소서.


삶속으로

시드니 셀던이라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있다. 그의 글은 한번 잡으면 손을 놓을 수 없을 만큼 흥미진진한 것으로 유명하다. 1917년 미국 시카고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어렸을 때부터 문학과 음악에 천부적인 재능을 보였다. 하지만 가난한 가정환경 탓에 늘 배고픈 시간을 보내야 했고, 좋아하는 글이나 음악에 관심을 둘 여유가 없었다. 그런 까닭에 한때 그는 자살을 결심하기도 했다.

그는 자살을 하기 위해 약국에서 수면제를 훔쳤다. 그리고 위스키와 수면제를 같이 먹으면 치명적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실행에 옮기고자 했다. 그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내 인생에서 모든 잘못된 것을 닫아 버려야 할 시간이었다. 당시 나는 절망의 끝자락에 서 있었다. 더 이상 살 이유가 없었다. 나는 매우 혼란스럽고 괴로웠다. 뭔가를 필사적으로 열망했지만 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의 자살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이유는 아버지에게 발각되었기 때문이었다. 아들의 자살계획을 알게 된 아버지는 이렇게 물었다. "시드니 왜 갑자기 자살을 계획한 것이니?" "저는 뭔가를 갈망하고 밝은 미래를 원했지만 현실은 이와 달라요. 늘 부푼 희망을 안고 살았지만 아무리 발버둥쳐도 약국 배달부 신세를 면할 수 없었어요. 무엇보다도 대학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우리 집 형편이 그걸 허락하지 않잖아요. 또 작가가 되고 싶어 수십 편의 단편소설을 써서 잡지사에 보냈지만 돌아오는 건 깔끔하게 프린트된 거절 통지문이었어요.”

가난한 세일즈맨이었던 아버지의 가슴은 아들의 말에 무너졌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내일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잖니. 인생이란 원래 소설 같은 거 아니겠니. 페이지를 넘기기 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르는 거란다. 나는 네가 너무 빨리 인생이란 책을 덮어버리는 걸 보고 싶지 않구나. 다음 페이지에 쏟아져 나올 숱한 기쁨과 즐거움, 행복을 누리지 못하고 너무 일찍 인생의 책을 덮으면 너무 슬프잖니.”

시드니 셀던은 그날의 아버지의 말이 자신의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고 회상한다. 당시 그는 재능이 있었지만, 대단한 작품을 쓸 만큼 역량이 뛰어난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는 그날부터 아버지 말대로 묵묵히 인생의 다음 페이지를 써내려가게 시작했고, 그 결과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그의 작품에 나타나는 뛰어난 반전은 어쩌면 인생의 다음 페이지에 대한 아버지의 가르침에서 배운 것일지 모른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인생에 때로는 어려움이 있고 아픔이 있지만 결국에는 아름답게 빚어 가실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길 소망해 본다.


아침묵상 영상으로 이어서 묵상할 수 있습니다
(아래 YouTube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https://youtu.be/gTtp2TGGng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