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09 [기브아의 비극, 사사기 19:22~30] 양승언 목사

기브아의 비극

10월 9일(금) 매일성경 큐티 _ 양승언 목사

사사기 19장 22~30절 

불량배들의 만행과 노인의 비윤리적 제안 22그들이 마음을 즐겁게 할 때에 그 성읍의 불량배들이 그 집을 에워싸고 문을 두들기며 집 주인 노인에게 말하여 이르되 네 집에 들어온 사람을 끌어내라 우리가 그와 관계하리라 하니 23집 주인 그 사람이 그들에게로 나와서 이르되 아니라 내 형제들아 청하노니 이같은 악행을 저지르지 말라 이 사람이 내 집에 들어왔으니 이런 망령된 일을 행하지 말라 24보라 여기 내 처녀 딸과 이 사람의 첩이 있은즉 내가 그들을 끌어내리니 너희가 그들을 욕보이든지 너희 눈에 좋은 대로 행하되 오직 이 사람에게는 이런 망령된 일을 행하지 말라 하나

레위인의 비겁함과 비참한 죽음 25무리가 듣지 아니하므로 그 사람이 자기 첩을 붙잡아 그들에게 밖으로 끌어내매 그들이 그 여자와 관계하였고 밤새도록 그 여자를 능욕하다가 새벽 미명에 놓은지라 26동틀 때에 여인이 자기의 주인이 있는 그 사람의 집 문에 이르러 엎드러져 밝기까지 거기 엎드러져 있더라

시신 훼손과 온 이스라엘의 분노 27그의 주인이 일찍이 일어나 집 문을 열고 떠나고자 하더니 그 여인이 집 문에 엎드러져 있고 그의 두 손이 문지방에 있는 것을 보고 28그에게 이르되 일어나라 우리가 떠나가자 하나 아무 대답이 없는지라 이에 그의 시체를 나귀에 싣고 행하여 자기 곳에 돌아가서 29그 집에 이르러서는 칼을 가지고 자기 첩의 시체를 거두어 그 마디를 찍어 열두 덩이에 나누고 그것을 이스라엘 사방에 두루 보내매 30그것을 보는 자가 다 이르되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 땅에서 올라온 날부터 오늘까지 이런 일은 일어나지도 아니하였고 보지도 못하였도다 이 일을 생각하고 상의한 후에 말하자 하니라 


묵상하기

1. 기브아의 불량배들이 노인의 집을 에워쌌을 때 노인은 무엇이라 말했으며, 레위인은 자기 첩을 어떻게 했는가? (22~25절)

2. 새벽에 여인은 어디에 엎드러져 있었으며, 아침에 문을 연 레위인은 그녀에게 무엇이라 말했는가? 이 일을 본 이스라엘 사람들은 무엇이라 말했는가? (26~30절)

3. 소돔과 같이 타락해 버린 기브아의 모습에서 무엇을 느끼는가?

4. 나는 얼마나 세상 속에서 믿는 자로서 구별된 삶을 살고자 노력하고 있는가? 오늘 세상과 구별된 삶을 살기 위해 실천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길잡이

오늘 본문은 이스라엘 사회의 도덕적·윤리적 타락이 어디까지 떨어졌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충격적이고 비극적인 대목이다. 이방 도성 여부스보다 동족의 도성을 신뢰하여 기브아에 들어왔던 레위인 일행은, 창세기 19장의 소돔과 고모라에서나 볼 수 있었던 최악의 집단 성폭행과 살인, 그리고 시신 훼손이라는 비인간적인 아비규환을 맞닥뜨리게 된다.

· 불량배들의 만행과 노인의 비윤리적 제안(22~24절)

레위인 일행이 에브라임 노인의 집에서 대접을 받으며 마음을 즐겁게 할 때, 기브아 성읍의 불량배들이 집을 에워싸고 문을 두들기며 "네 집에 들어온 사람을 끌어내라 우리가 그와 관계(알고자)하리라"라고 요구한다. 여기서 '관계하다/알다'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성관계를 의미한다.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이라 자부하던 이스라엘의 중심지 기브아에서 구약 최고의 흉악한 죄의 상징인 소돔과 고모라의 죄악이 그대로 재현된 것이다.

노인은 나아가 "이 같은 악행/망령된 일을 저지르지 말라"고 말린다. 그러나 노인은 손님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자기 처녀 딸과 레위인의 첩을 대신 내주겠으니 "너희 눈에 좋은 대로 행하라"고 제안한다. 손님의 첩 역시 노인의 집 보호 아래 있는 나그네로서 동일하게 보호받을 권리가 있었음에도 희생제물로 내던지려 한 것은, 당시 사회에 팽배해 있던 가치관의 혼돈과 자기 눈에 보기 좋은 대로 행하던 도덕적 마비 증상을 잘 보여준다.

· 레위인의 비겁함과 비참한 죽음(25~26절)

불량배들이 노인의 말을 듣지 않자, 그 사람(레위인)이 자기 첩을 붙잡아 밖으로 불량배들에게 밀쳐 내보냈다. 자신이 살기 위해 아내를 사지에 내던진 이 레위인의 행위는, 가장으로서 가족을 보호할 최소한의 책임을 완벽히 저버린 비겁함의 극치였다 기브아 불량배들은 밤새도록 그 여인을 윤간하고 능욕하다가 새벽 미명에야 놓아주었다. 기진맥진한 여인은 겨우 노인의 집 문 앞까지 기어와 문지방을 잡고 쓰러진 채 밝아 오는 아침을 맞이했다. 문지방을 처절하게 붙잡고 있는 여인의 모습은 당시 이스라엘 사회에서 인권을 짓밟히고 희생당하던 여성들의 처참한 실상을 고발한다.

· 시신 훼손과 온 이스라엘의 분노(27~30절)

아침에 일어난 레위인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길을 떠나려고 문을 열었다가 문지방에 쓰러져 있는 아내를 발견한다. 그는 밤새 고통 당한 아내의 상태를 살피거나 위로하기는 커녕, 단지 "일어나라 우리가 떠나가자"라는 차갑고 무정한 한마디만 던진다. 아내에게서 아무런 대답이 없자(이미 사망했거나 기력이 다함), 레위인은 아내의 시체를 나귀에 실어 자기 집으로 돌아간다. 아내를 찾아 베들레헴까지 내려갔던 인물이 정작 아내가 참혹하게 희생당하는 순간에는 지극히 냉정하고 무감각한 태도를 보인 것은 섬뜩한 오싹함마저 안겨준다.

집에 도착한 레위인은 칼을 가져다가 아내의 시신을 거두어 그 마디를 찍어 열두 덩이로 나누고, 이를 이스라엘 온 지파 영토에 보냈다. 시신을 존엄하게 취급하던 고대 근동의 관습상 시신을 12토막 내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는 지나친 폭력행위였다. 이 충격적인 광경을 본 이스라엘 백성들은 "출애굽 이래 이런 일은 보지도 못했다"라며 대경실색했고, 선동된 분노 속에 모여 대책을 논의하게 된다. 레위인은 정작 아내가 윤간당할 때는 방관하고 침묵했으면서, 시신을 자극적인 도구로 활용해 온 지파를 선동함으로써 스스로 자신을 임명한 사사처럼 행동했다. 자신에게 불리한 진실(자신이 아내를 밀어낸 일 등)은 숨긴 채 분노를 유발하여 결국 온 이스라엘을 피비린내 나는 내란으로 내몰게 된다. 


기도

어두운 세상 속에서 빛으로 살아가게 하시고, 구별된 자로서 세상의 소망이 되게 하소서. 


삶속으로

버버리는 한때 영국을 대표하는 고급 패션 브랜드였다. 그런데 1980~2000년대에 라이선스를 지나치게 확대하고, 상징적인 체크무늬를 의류뿐 아니라 수많은 제품에 사용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한때 버버리 체크가 개 목줄 같은 제품에까지 등장했다고 설명한다.

처음에는 매출이 늘었다. 문제는 너무 많은 곳에서 버버리 체크를 볼 수 있게 되면서 버버리만의 희소성과 특별함이 희석되었던 것이다. 학술 연구에서도 과도한 라이선싱과 유통 확대가 버버리의 고급 브랜드로서의 독특성과 가치를 약화시켰다고 분석한다. 결국 버버리는 브랜드를 되살리기 위해 라이선스를 줄이고 체크무늬 사용도 제한하는 방향으로 돌아섰다.

버버리의 문제는 사람들이 몰라봐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 많은 곳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이 문제였다. 어디에나 있으니 더 이상 특별하지 않았다. 세상과 구별되어야 할 그리스도인도 마찬가지다. 세상의 가치관과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이 말하고, 똑같은 것을 추구한다면 사람들이 우리에게서 무엇을 보겠는가? 빛은 어둠과 구별될 때 빛이다. 세상 속에 살아가지만 세상과 구별되지 못하면 결국 우리의 빛을 잃어버리게 된다.


아침묵상 영상으로 이어서 묵상할 수 있습니다
(아래 YouTube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https://youtu.be/aT-VMVNMsPc